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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신산업 창출 위해 잘하는 대학에 집중 투자해야

신산업 창출 위해 잘하는 대학에 집중 투자해야
서남표 KAIST 총장, 코리아리더스 포럼 강연


[전략]

서남표 KAIST 총장은 한국공학한림원이 지난 1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35차 코리아리더스 포럼에 참석, 미국의 BT(생명공학) 분야의 육성 사례를 소개했다.

MIT 주변에 300개 BT회사 몰려

‘기술융합의 추세와 전망’이란 주제로 발제에 나선 서 총장은 “보스턴,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에 세계의 생명공학 회사들이 몰려 있는데 이는 바로 그 곳에 명문대학이 있기 때문”이라며 “일례로 보스턴 MIT 주변에는 300개의 생명공학 회사들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생명공학 회사들이 필요한 기계장비를 생산하는 150개 기계장비 회사들이 그 주변에 몰려 보스턴은 생명공학 산업의 산실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세계 의약품 제조업체들도 300개의 생명공학 회사들이 내놓는 개발품을 공급받기 위해 보스턴에 몰리고 있다”면서 “세계적인 의약적 전문업체인 머크(Merck)의 한국계 사장 피터 김(Peter Kim)도 머크 연구소를 MIT 근처에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보스턴이 생명공학 분야의 산실이 된 것에 대해 서 총장은 MIT의 우수한 생명공학 인재들과 MIT와 같은 우수 대학에 대한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집중 투자를 꼽았다.

그는 “NIH는 BT에 매년 3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엄정한 평가를 통해 소수 대학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한다”고 강조했다. 즉 우리나라처럼 나눠먹기식 지원이 아니라는 것.

지식산업도 결국 사람이 해내는 것

또한 “대학이나 정부 모두 연구개발(R&D) 투자에서도 프로젝트 그 자체를 중시하기보다 인재를 키워낸다는 마인드를 갖고 BT를 육성하기 때문에, MIT 주변 생명공학 기업들은 MIT 출신 인재들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결국 “MIT 졸업생 중 50%는 MIT가 소재하고 있는 메사추세츠 주를 떠나지 않고 그곳에서 살게 된다”면서 “이런 시스템을 갖고 있는 미국이 결국 BT분야에서 세계를 석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총장은 “지식산업은 우수 인재가 나와야 생기게 되고 연구개발 성과도 사람이 해내는 것”이라며 “연구개발을 기술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사람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꾸준한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이장무 서울대 총장과 함께 정부 관계자를 만나 인천경제자유구역 안에 연구소를 세우고 MIT의 BT클러스터와 같은 구상을 제시했다”고 귀뜸했다.

토론에 나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우리 회사가 규모면에서 세계 17번째로 큰 생명공학 회사로 크기까지 우리 정부나 국내 교수님들과 연계는 거의 없었고 주로 해외 시장과 연계해왔다”면서 “국내 생명공학 지원에 앞서 정부는 우리나라의 현재 위치 파악을 먼저 한 후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국내 농과대학들이 대부분 생명공학이란 이름으로 바꾸고 있는데 실상 그 과 안의 교수들은 바뀌지 않고 간판만 바뀐 꼴”이라면서 “따라서 국내 생명공학분야 졸업자들은 갈 데가 없고 또한 생명공학과 관련해 머리 속에 뚜렷한 성공사례가 떠오르는 게 없는 것도 국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방향 잡고 효과적으로 지원해야

서 회장은 “현재처럼 R&D 투자비를 나눠주기식으로 해서는 절대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면서 “비록 정부가 투자는 많이 하고 있지만 현실을 정리해서 효과적으로 지원하면 분명 성과는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NIH는 임상시험 이전 단계까지 집중 지원을 하는데 가령 조류독감 백신 연구와 같은 방향을 정하고 해당 분야에서 기존에 가장 성과가 높은 몇 개 대학에 집중 투자하는 방향성 있는 정책이 NIH 지원의 특징”이라고 서 회장은 꼽았다.

김용근 산자부 산업기술정책본부장은 “우리 정부는 이번 한미 FTA 체결을 계기로 향후 미국과의 연구 및 사업 분야 협력을 위해 미국의 사업 기획/관리/평가 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앞으로의 정부 지원은 산학연 클러스터 개념을 더욱 강조하고 소수 분야에 대해 보다 장기적인 지원을 핵심으로 하기 때문에 산학연 협력이 더욱 활발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현교 객원기자 shkshk2@empal.com

출처 - 사이언스타임즈
http://www.sciencetimes.co.kr/data/article/20000/0000019563.j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