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꼭 투표합시다.
강남훈(한신대 경제학과 교수)
방학을 맞이하는 학생들에게 무슨 좋은 이야기를 할까 하고 고민하던 중, 대선 후보 토론회를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꼭 투표에 참여하시라는 말을 해야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여러분은 대통령을 투표로 뽑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계실지 모릅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는 결코 공짜로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역사는 매우 짧습니다. 국민이 대통령을 제대로 뽑을 수 있게 된 것은 86년 이후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86년 당시의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뽑을 수 없었습니다. 당시의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독재국가였습니다. 대통령 선거는 6월항쟁을 통하여 쟁취한 매우 귀중한 권리입니다.
여러분들은 대학생으로서 많은 모순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졸자 실업문제는 이미 우리나라의 만성적인 문제로 되었습니다. 대학생 중 상당수는 대학을 졸업한 뒤 한동안 실업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입니다. 여러분, 대졸자 실업 문제에 대하여 지금의 대통령 후보들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지 알고 계십니까? 여러분이 이 문제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하지 않으면 대통령 후보들도 이 문제를 가볍게 취급할 것입니다. 그러면 대졸자 실업 문제는 계속 방치되고, 여러분도 졸업 후 사회생활을 실업로 시작하는 고통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학 교육 환경에 만족하고 계십니까? 대학에서 여러분이 바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 교수들로부터 학문과 인생에 대하여 배울 기회를 가지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교수학생비율은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이것은 등록금이 올라야 해결되는 문제가 결코 아닙니다. 우리의 원조를 받고 있는 필리핀도 우리보다 교수학생비율이 높습니다. 세계적으로 대학의 예산은 대부분 정부의 보조에 의해서 유지됩니다. 등록금을 한푼도 내지 않고 다니는 나라도 많이 있습니다. 유독 한국의 사립대학만 정부의 지원이 없는데, 그것은 대학구성원들이 그 동안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매일 정부청사 앞에서 데모하는 집단의 요구를 들어주기도 급급한데, 투표하는 날 놀러가는 유권자의 요구를 왜 들어주겠습니까?
여러분들은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모순을 뼈저리게 겪으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을 것입니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마음 편하게 놀아보거나 마음대로 잠을 자본 날이 며칠이나 됩니까? 그리고 지금도 교육제도의 모순 속에 살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대학별로 차별을 하는 관행이 계속된다면 대학교 때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러한 교육제도의 모순은 해결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고칠 수 있는 것입니다. 교육전문가가 아닌 저 같은 사람도 나름대로 해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소수의 교육 기득권 집단들입니다. 이 집단은 매우 강한 힘을 가지고 있고, 대통령 후보들에서 막강한 선거자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강한 기득권 집단을 누르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후보들에게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공약을 요구하고, 또 올바른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투표를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가 어려워 보입니까? 여러분이 힘을 모아서 집단적인 힘을 과시하고 후보들에게 공약을 요구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습니까? 아닙니다. 그냥 이번 선거에 꼭 참여하겠다고 말씀만 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꼭 참여하십시오. 젊은 대학생들의 투표율이 높아지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바뀌게 됩니다. 진짜 바뀝니다. 지금은 대통령 후보들이 40대나 50대의 요구를 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20대의 요구를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의사들과 약사들의 보수를 어떻게 인상해줄지 고민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대학생들의 등록금을 어떻게 깍아줄지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늘 하는 말. 방학 때 무언가 열심히 하세요. 공부하면 제일 좋고,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도 좋고, 자격증을 따도 좋고, 해외여행을 해도 좋고, 데이트를 해도 좋습니다. 빈둥빈둥 허송세월하면 절대 안 됩니다. 대학생으로서 지낼 수 있는 방학은 평생 7번밖에 없습니다.
[참고자료]
강남훈 교수님 홈페이지
http://www.hanshin.ac.kr/~nkang/
강남훈(한신대 경제학과 교수)
방학을 맞이하는 학생들에게 무슨 좋은 이야기를 할까 하고 고민하던 중, 대선 후보 토론회를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꼭 투표에 참여하시라는 말을 해야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여러분은 대통령을 투표로 뽑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계실지 모릅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는 결코 공짜로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역사는 매우 짧습니다. 국민이 대통령을 제대로 뽑을 수 있게 된 것은 86년 이후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86년 당시의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뽑을 수 없었습니다. 당시의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독재국가였습니다. 대통령 선거는 6월항쟁을 통하여 쟁취한 매우 귀중한 권리입니다.
여러분들은 대학생으로서 많은 모순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졸자 실업문제는 이미 우리나라의 만성적인 문제로 되었습니다. 대학생 중 상당수는 대학을 졸업한 뒤 한동안 실업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입니다. 여러분, 대졸자 실업 문제에 대하여 지금의 대통령 후보들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지 알고 계십니까? 여러분이 이 문제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하지 않으면 대통령 후보들도 이 문제를 가볍게 취급할 것입니다. 그러면 대졸자 실업 문제는 계속 방치되고, 여러분도 졸업 후 사회생활을 실업로 시작하는 고통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학 교육 환경에 만족하고 계십니까? 대학에서 여러분이 바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 교수들로부터 학문과 인생에 대하여 배울 기회를 가지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교수학생비율은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이것은 등록금이 올라야 해결되는 문제가 결코 아닙니다. 우리의 원조를 받고 있는 필리핀도 우리보다 교수학생비율이 높습니다. 세계적으로 대학의 예산은 대부분 정부의 보조에 의해서 유지됩니다. 등록금을 한푼도 내지 않고 다니는 나라도 많이 있습니다. 유독 한국의 사립대학만 정부의 지원이 없는데, 그것은 대학구성원들이 그 동안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매일 정부청사 앞에서 데모하는 집단의 요구를 들어주기도 급급한데, 투표하는 날 놀러가는 유권자의 요구를 왜 들어주겠습니까?
여러분들은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모순을 뼈저리게 겪으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을 것입니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마음 편하게 놀아보거나 마음대로 잠을 자본 날이 며칠이나 됩니까? 그리고 지금도 교육제도의 모순 속에 살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대학별로 차별을 하는 관행이 계속된다면 대학교 때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러한 교육제도의 모순은 해결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고칠 수 있는 것입니다. 교육전문가가 아닌 저 같은 사람도 나름대로 해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소수의 교육 기득권 집단들입니다. 이 집단은 매우 강한 힘을 가지고 있고, 대통령 후보들에서 막강한 선거자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강한 기득권 집단을 누르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후보들에게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공약을 요구하고, 또 올바른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투표를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가 어려워 보입니까? 여러분이 힘을 모아서 집단적인 힘을 과시하고 후보들에게 공약을 요구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습니까? 아닙니다. 그냥 이번 선거에 꼭 참여하겠다고 말씀만 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꼭 참여하십시오. 젊은 대학생들의 투표율이 높아지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바뀌게 됩니다. 진짜 바뀝니다. 지금은 대통령 후보들이 40대나 50대의 요구를 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20대의 요구를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의사들과 약사들의 보수를 어떻게 인상해줄지 고민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대학생들의 등록금을 어떻게 깍아줄지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늘 하는 말. 방학 때 무언가 열심히 하세요. 공부하면 제일 좋고,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도 좋고, 자격증을 따도 좋고, 해외여행을 해도 좋고, 데이트를 해도 좋습니다. 빈둥빈둥 허송세월하면 절대 안 됩니다. 대학생으로서 지낼 수 있는 방학은 평생 7번밖에 없습니다.
[참고자료]
강남훈 교수님 홈페이지
http://www.hanshin.ac.kr/~n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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