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피임약, 여자 몸에 문제없나?
2007년 09월 03일 (월) 07:32 메디컬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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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를 가진 후 아침에 먹는다’해서 일명 ‘모닝 애프터 필’이라고도 한다. 지난 2002년 1월부터 국내에서 시판, 처방전이 있을 경우에만 약국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성폭행 등으로 인한 원치 않는 임신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1998년부터 ‘응급피임사업’을 실시, 상담기관 등을 통해 상담 접수 후 대상자가 필요로 하는 경우 보급기관에 연결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응급피임약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성폭행을 당해 임신 우려가 있는 경우, 근친상간 등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 미성년자나 유전질환 때문에 임신을 원치 않는 경우 등에 한해 보급돼 왔었던 것.
제약업계에 따르면 사후피임약이 국내에 처음 도입된 2002년 전체 피임약 매출에서 6% 정도 차지하던 것이 지난해에는 매출이 16%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사후피임약의 일반화되고 사용량이 늘면서 전문가들은 응급피임약의 올바른 사용법으로 무분별한 성관계의 피해를 막고 통상적 피임약으로서의 복용이 아닌 절대적 필요에 의한 투여가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의 재확인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어떻게 임신 막을까, 먹더라도 알고 먹자!
응급피임에 사용되는 난포호르몬제, 황체호르몬제, 다나졸 등 호르몬제의 작용기전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나팔관의 운동성을 변화시키거나 난소의 황체기능에 장애를 일으켜 자궁 내막에 변화를 줘 착상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약 속에 수정란의 자궁 착상을 방해하는 호르몬이 들어있어 성관계 후 72시간 내에 용법과 기간을 지켜 복용하면 90% 이상의 피임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성관계 후 배란된 난자는 정자를 만나 수정된 뒤 난관을 따라 이동을 시작해 약 72시간 후 자궁에 도착한다.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김영아 교수는 “응급피임약을 복용하면 고량의 호르몬이 단시간에 폭발적으로 혈중에 생기므로 배란을 지연·억제시켜 임신을 예방 한다”며 “이는 일반 호르몬 제제의 4~6배에 이르는 고농축 호르몬이다”고 설명했다.
즉 이로 인해 직접 유산을 시키는 것이 아니고 임신되기 전에 임신이 될 만한 요인을 방해·차단 한다는 것.
◇응급피임약의 허와 실
응급피임약은 성관계 후 복용하는 피임약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약물의 순기능보다는 바람직하지 못한 부분이 부각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객관적인 근거 없이 약물에 대한 안전성을 의심해 꼭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적절히 사용되지 못해 원치 않는 임신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사후피임약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관계를 가진 후 응급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자주 사용했을 경우 몸에 미치는 해가 생각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홍순철 교수는 “사후피임약을 일반적인 피임법으로 인식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사후피임약은 복용 횟수가 늘면 부작용이 그만큼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대표적 부작용으로는 응급피임약을 먹은 후 일주일 뒤에 출혈이 있을 수 있으며 정상생리가 아닌 점상출혈과 같은 이상출혈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진단이 필요하다. 이는 응급피임약을 복용자의 30%정도에서 나타나는 흔한 부작용 중 하나다.
또한 응급피임약은 구토나 두통, 유방통,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복용 전 임신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심각한 내과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할 수 없다.
정 원장은 특히 “혈액감소 빈혈 등의 혈액질환이나 유방암, 생식기암, 뇌졸중, 고혈압, 당뇨병, 간질환 편두통이 있을 때는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국내 시판되고 응급피임약으로는 현대약품 ‘노레보원’과 한국쉐링의 ‘포스티노-1’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