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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교육

이덕환 - 영재교육 냉정한 인식 필요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과학영재교육사업이 과열되고 있다고 야단들이다.

 

서울교대의 영재교육원에 강남과 목동의 영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고, 영재교육원 입학을 위한 사교육 열풍이 전국을 휩쓸고 있다는 것이다. 강남의 엄마들 사이에 ‘아귀’(餓鬼) 다툼이 벌어지도록 만든 정부의 영재교육사업이 만들어진 ‘가짜’ 영재를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 언론의 비판이다.

 

정부가 과학영재교육에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한 것은 1998년부터였다. 과학기술부에서 대학에 설치하기 시작한 과학영재교육원이 그 시작이었다. 이제는 전국의 25개 대학에 영재교육원이 설치되어 매년 5000명의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부산에 영재학교도 설치했고, 교육인적자원부도 시도 교육청의 시설을 이용한 영재교육을 시작했다.

 

영재교육의 필요성과 당위성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처럼 극단적인 평준화가 강조되는 교육제도에서는 남다른 재능을 가진 학생들에 대한 특별한 교육은 더욱 중요하다. 사실 진정한 ‘평준화’는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고려한 것이어야만 한다는 점에서도 영재교육은 진정한 의미에서 평준화를 달성하는 현실적인 방안이다.

 

정부가 그런 영재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렇다고 무엇인가 굉장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처럼 과장할 필요는 없다. 사실 과학영재교육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모두 정말 엄청나게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대부분의 다른 학생들보다 과학에 조금 더 관심이 많은 평범한 학생이다. 송유근으로 대표되는 ‘신동’(神童)처럼 정말 특별한 학생들은 아니라는

뜻이다.

 

과학영재교육원에서의 교육이 정말 대단한 것도 아니다. 우선 과학영재교육원은 주말과 방학을 이용해서 운영된다. 대부분의 교육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과학을 더 가까이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서 학생들이 과학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도와주는 수준이다.

 
    

그런 상황에서 ‘진짜’ 영재와 ‘만들어진’ 영재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 우선 타고난 재능과 부모의 정성과 노력으로 길러진 재능이 근본적으로 다른 것도 아니고, 그런 차이를 분명하게 가려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더욱이 그런 구분이 자칫하면 부모의 남다른 교육열을 부정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만 한다.

 

그렇다고 영재교육의 지나친 과열이 바람직한 것은 절대 아니다. 과열의 일차적인 책임은 과학영재교육원의 정체를 지나치게 부풀려서 왜곡하는 사교육 시장에 있다. 과학영재교육원에 입학하는 자체가 굉장한 일이라고 과장해서 떠들어대는 것도 학원이고, 그런 영재교육원에 많은 학생을 입학시켰다고 자랑하는 것도 학원이다. 사실 사교육 시장처럼 엉터리 정보가 판을 치는 곳도 찾기 어렵다. 그렇다고 정부가 사교육 시장의 광고까지 규제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사교육 시장의 허풍을 가려내는 것은 학부모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

 

물론 정부도 과열을 부추길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 영재교육을 활성화시킨다는 이유로 지나친 특전을 주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과학고 입학에서 특혜를 주는 것이 그런 경우다. 정부에서 실시하는 영재교육은 그 자체가 대단한 특전이다.

 

정부의 영재교육을 핑계로 개인적인 이익을 챙기려는 경우도 정부의 영재교육을 훼손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신동과 영재를 지나친 사회적 ‘자원’으로 보는 시각도 옳은 것은 아니다. 신동이나 영재에게 가르치는 과학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아인슈타인과 같은 진정한 천재가 특별한 영재교육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원문] 과학재단 웹진
http://kosef.nextdata.co.kr/search_view.jsp?filename=C0002/2007_02_B.htm&search_word=%A2%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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