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과학교육/참고자료

2009 전국청소년과학탐구대회

예비과학자들의 불꽃 튀는 진검 승부 ‘2009 전국청소년과학탐구대회’ 충남대서 열려 2009년 09월 14일(월)

▲ 13일(일) 충남대 백마교양관에서 '2009 전국청소년과학탐구대회'가 열렸다. 

청명한 가을하늘이 펼쳐진 과학도시 대전에서 청소년을 위한 과학축제 한마당이 펼쳐졌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정윤)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2009 전국 청소년과학탐구대회’가 13일(일) 대전 충남대학교에서 열려, 506명의 본선 진출자들이 겨루는 과학탐구의 진검 승부가 초가을의 선선한 날씨를 달구었다.

오 전 8시 30분부터 충남대 본부앞 잔디마당은 출전 학생, 학부모, 지도교사, 대회관계자들로 붐비기 시작했고, 한국과학창의재단 정윤 이사장, 충남대 한영목 교무처장 한국천문연구원 박석재 원장, 백두현 민군겸용센터장 등 내빈 소개가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대회 분위기가 무르익기 시작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정윤 이사장은 대회사를 통해 “오늘 열리는 ‘2009 전국청소년과학탐구대회’는 청소년의 과학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창의력 함양을 통해 미래 과학기술 인력육성에 공헌키 위해 1983년도부터 개최됐다”며 "올해로 27회를 맞는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400만 명이 예선에 참가해 총 6종목 13부에 걸쳐서 경쟁을 벌였다“고 대회 현황을 밝혔다.

또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은 관찰과 탐구가 과학발전의 토대라고 말했다”며 “과학에 대한 여러분의 열정과 창의력이 우리나라 과학발전을 앞당길 것”이라며 참가자들의 선전을 당부했다.

이 어 선수 선서가 끝나고, 백윤수 심사위원장(연세대 교수)이 “2009 전국청소년과학탐구대회의 개막을 선언합니다!”라고 발표하면서 열전의 막이 올랐다. 충남대 백마교양관으로 이동한 참가자들은 각 부문별 대회장으로 뿔뿔이 흩어져 갈고 닦은 기량 발휘에 돌입했다,

연습땐 작동, 심사땐 정지

▲ 기계과학대회장에서 시험가동에 한창인 학생들 
“불도저인가? 탱크인가?” 백마교양관 1층의 기계과학 대회장(초등부 39명, 중학부 39명 참가)에서는 같은 조립도구라도 학생들의 창의성에 의해 저마다의 모습으로 재탄생한 완성품들이 대회장 바닥을 굴러다녔다.

창의성이 중시되는 대회심사규정을 잘 아는 학생들은 남보다 더 독특하고, 기발한 작품을 만드는데 신경을 곤두세웠다. 물론, 외양에만 창의성이 발휘되어선 곤란하다. 완성된 작품은 실물처럼 제대로 기동을 해야 한다.

“어! 이상하다. 아까 시험 작동할 때엔 잘 굴러갔는데.” 심사대회에서는 잘 가던 불도저 모형이 갑자기 장애물 언덕에 서버리면서 주인의 애간장을 태우는 모습이 간간히 눈에 띄었다.

그 옆의 로봇과학 대회장(초등부 39명, 중학부 39명 참가)에서는 비슷한 모습의 소형 로봇이지만 미세한 차이로 승부를 가리는 긴장감이 흘렀다.

11V 미만의 DC모터 2개를 장착한 로봇에 225㎠ 크기의 적재 판을 달고, 그 위에 요구르트 병, 매끈한 나무토막 등의 소형화물을 싣고 최대 2분 내에 가로·세로 200㎝의 주행 장을 돌아 결승선에 들어와야 하는 임무.

곳곳에 그려져 있는 반환점을 돌 때 화물을 떨어뜨리면 안 되는데 말처럼 쉽지는 않다. 또 결승선에서의 3초 정지도 부담스런 규정.

“아까 연습할 때는 말을 잘 들었는데 왜 그러지!” 나무토막들을 모두 떨어뜨린 한 학생이 푸념을 늘어놓는 모습은 기계과학 경연장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한정된 과학 주제 선정 필요해

2 층에 위치한 탐구토론대회는 초중고 총 138명(초등부 45명, 중등부 45명, 고등부 48명)이 참가했다. 도구를 이용하는 대신에 토론을 통해 승부를 가리는 탐구토론 대회는 3명 1조로 팀을 이룬 학생들이 토론 자료와 상대팀에 대한 평론을 발표하느라 현장의 열기가 뜨거웠다.

▲ 탐구토론대회장에서 반론으로 승부를 겨루고 있다. 
‘숨 쉬는 옹기, 과학을 말하다’란 주제로 참가한 울산효정중학교 3학년 한지혜양은 탐구토론대회만 3번 출전한 베테랑. 그러나 아쉽게도 모두 예선 탈락.

이번에도 탈락의 고배를 마신 한 양은 “준비할 때 많은 것을 탐구할 수 없었던 점이 어려웠다”며 “학생 신분이라서 시간도 없었지만 여러 군데 답사를 가서 충분한 옹기 자료를 확보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입시로 향후 출전이 어려워진 한 양은 “대회의 주제가 좀 더 과학적인 것으로 한정되었으면 좋겠다”며 “물, 문화재 등으로 너무 주제가 광범위해서 사전 준비하는데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대회에 남기고 싶은 말을 전했다.

같이 온 남미애 지도교사는 “우리 학생들이 맨 처음에 했는데 심적인 부담감이 너무 큰 것이 패인이었던 것 같다”며 “사전에 대진표를 짜서 주는 것보다 현장에서 제비뽑기로 결정하는 것이 괜찮을 듯하다”고 말했다.

버려진 페트병이 나로 호로 변신

▲ 학생들이 페트병을 이용해 로켓을 만들고 있다. 
3 층의 로켓과학 대회장(초등부 39명, 중학부 39명 참가). 일회용 1리터들이 페트병이 우주로켓으로 변신하는 현장이 로켓과학 대회장. 머리 부분을 날렵하게 만들고, 몸체에 날개를 단 페트병들은 발사대기중인 나로 호의 모습과 비슷했다.

대회 운영본부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로봇과 로켓 경기장이 두 배로 커졌다”며 “ 빠르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로켓 대회장의 경우에는 하나이던 타깃을 두 개로 배치, 진행시간이 50% 단축되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는 경기장도 3개로 늘려 학생들에게 연습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로봇경기장(라인)을 20가지 유형으로 조합하는 방식으로 진행, 문제출제의 공정성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4층에 위치한 과학그림 대회장(초등부 33명, 중학부 32명 참가).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상상력을 화폭에 담기 시작한 참가학생들은 자신이 발견한 해답을 그림으로 표현하느라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다 른 대회 참가자들이 공구와 나사를 든 대신에 그림대회 참가자들은 붓과 물감을 들고, 차가운 이성의 과학기술에 예술가적 상상력을 접목시키기에 여념이 없었다. DNA 문자, 뉴클레오티드 염기서열, 최첨단 우주선, 기이한 우주괴물 등의 모습은 이번 대회에도 어김없이 나타나는 단골손님이었다.

▲ 전자과학대회장에서 학생들이 회로 조립에 여념이 없다. 
그 옆의 전자과학 대회장(초등부 35명, 중학부 34명 참가). 미래의 엔지니어들이 전자부품을 조립하느라 정신을 집중한 전자과학 대회장에선 완성된 회로의 불을 밝혀야만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초등부는 LED가 포함된 기본회로, 중학생들은 IC가 포함된 전자회로 등으로 승부를 겨룬 이들도 과학적 창의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심사위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신경을 쓰는 모습.

모르던 사이도 과학을 통해 한마음

올해에도 대전시교육청과 한국천문연구원 등 관계기관들이 후원하는 사이언스 매직쇼, 영화 상영 등의 다채로운 부대행사들이 경연대회와는 별도로 펼쳐져 동반한 학부모와 지도교사 1천여 명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진주에서 온 한 학부모는 “학생들이 대회를 치르는 동안 학부모들은 기다리느라 많이 힘들었는데, 주최 측에서 이렇게 다양한 볼거리로 배려를 한 덕에 재미있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과 학의 열정, 우승을 향한 집념, 불꽃 튀는 대결 등으로 올해의 전국청소년과학탐구대회도 예년 못지않게 뜨거웠다. 우승을 차지한 팀도 참가에 의의를 가진 팀도 경연의 경쟁자로서 또 축제의 동반자로서 대회를 즐겼다.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 몰랐지만 그들은 과학매니아가 되어 하나로 뭉쳤다. 아쉬움을 남긴 2009년 대회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조행만 기자 | chohang2@empal.com

저작권자 2009.09.14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