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와과학/환경과 분석

비닐하우스와 이산화탄소

알 수 없는 사용자 2004. 11. 1. 21:43

지구를 비닐 하우스처럼 만드는 이산화탄소


이영식


최근 개봉된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는 상상하기 힘든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하여 마치 실제인 것처럼 보여준다. 만약 그 영화가 한국에서 만들어졌다면 반포와 압구정동에 집채같은 파도가 밀려 들어오고, 종로에 대형 회오리 바람이 지나가 고층건물들을 산산히 부수고, 빙하기가 시작되어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남쪽으로 걸어서 피난을 가다가 얼어 죽는 장면이 연출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의 영상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극지방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의 온도가 바뀌고, 그에 따라 전세계적인 이상기후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영화의 상황을 과학자들은 실제로 걱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온난화란 지구 전체가 비닐 하우스처럼 만들어져서 평균 기온이 점점 올라가는 것을 말한다. 지구를 덮을 수 있는 커다란 비닐이 있을까? 석유나 석탄, 장작을 태우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 라는 기체가 그런 역할을 한다. 이산화탄소는 외부로부터 지구에 오는 태양 에너지는 통과시키지만, 지구가 내놓는 열은 잘 통과시키지 않기 때문에 이런 비닐 하우스 효과가 생긴다. 과거 지구의 기후를 살펴보면 대기중에 있는 이산화탄소의 농도와 지구의 평균 온도는 비례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대기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인구 증가와 산업화로 인해 지난 이십여 년간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니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이상기후가 시작될 것을 걱정하게 되는 것이다.


자연은 나름대로 공기중의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맞추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를 나무와 숲이 광합성을 통해서 다시 산소와 탄소로 되돌려 준다. 그러나 인간은 이 균형을 깨뜨리는 과다한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것도 숲을 없애가면서. 따라서 숲을 지키고 불필요한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는 것은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직접적인 해결 방식이다. 그러나 화석연료는 우리 삶에 매우 교묘하게 얽혀 있어 간단하게 그 사용량을 줄일 수 없다. 예를 들면, 우리가 얼핏 생각하기에 깨끗해 보이는 전기 에너지도 어딘가에서 화석 연료를 사용해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이 문제는 전지구적인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짧은 거리에도 승용차를 이용하면서 중국인들이 자동차를 자전거 대신 사용하게 될 때를 걱정하는 것도 모순이다. 흔하디 흔한 종이나 일회용 기저귀는 이산화탄소를 줄여주는 귀한 나무를 잘라서 만들어 낸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숲을 지키고자 하면서, 편리한 공산품들을 계속 사용한다면, 지구 어딘가에서는 숲을 없애고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공장이 만들어지게 된다. 전세계 국가들이 모여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 협약을 맺은 것도 그런 이유이다. (2004. 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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