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교육/참고자료

학습력을 높이는 평가

wizysl 2008. 3. 14. 23:17

초등학생 아이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실험을 했다. 두 집단 아이들에게 똑같은 문제를 풀게 했다. 한 집단의 아이들에게는 문제를 맞힐 때 마다 “아주 잘했네. 네가 차분히 잘 풀어서 이렇게 잘하는 것 같아”와 같은 노력 중심의 칭찬을 했고, 다른 집단의 아이들에게는 “정말 잘하네. 너는 정말 똑똑한가보다”와 같은 능력 중심의 칭찬을 했다.

그리고 이 아이들에게 다음 중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지를 물어봤다.



① 많이 틀리지 않을 것 같은 문제

② 쉬워서 다 맞힐 수 있을 것 같은 문제

③ 내가 얼마나 잘하고 똑똑한지를 보여 줄 수 있는 문제
④ 좀 어렵긴 하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문제


그 결과, 노력 중심의 칭찬을 들은 아이들은 대부분 4번을 선택해 도전하려 한 반면, 능력 중심의 칭찬을 들은 아이들은 대부분 1, 2, 3번 중에 하나를 선택했다. 그런데 1, 2, 3번 문제는 평가목표를 가진 아이들이 좋아하는 문제 유형인 반면, 4번 문제는 학습목표를 가진 아이들이 좋아하는 문제유형이다.


평가목표를 가진 아이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 공부를 한다. 이런 아이들은 쉬운 문제는 열심히 푸는 반면,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빨리 포기를 한다. 때문에 평가목표를 가진 아이들은 어려서는 공부도 잘하고 똑똑하단 이야기를 많이 듣지만 공부가 갑자기 어려워지는 초등학교 4학년이나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갑자기 성적이 떨어지고 자신감을 잃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학습목표를 가진 아이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기쁨 때문에 공부를 한다. 이런 아이들은 배우는 것 자체를 즐기기 때문에 누구나 풀 수 있는 쉬운 문제보다는 공부하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도전적인 과제를 좋아한다. 그래서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포기하지 않고 높은 집중력을 발휘한다.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재미를 느끼면서 어려운 문제에도 집중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칭찬하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


첫 째, 능력 중심의 칭찬보다 노력 중심의 칭찬을 해야 한다.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잘할 때마다 “너는 역시 똑똑해”, “아무래도 너는 천재 같애” 같이 능력에 초점을 맞춘 칭찬으로 아이의 기를 살려준다. 이런 칭찬은 아이를 기분 좋게 하기도 하지만, 거꾸로 아이가 기대만큼 잘 못하거나 실수를 했을 때는 “너는 머리가 나빠”, “너는 멍청해”와 같은 말로 바뀌기 쉽다. 그래서 이런 칭찬에 익숙한 아이들은 쉬워서 많이 틀리지 않을 것 같은 문제만 좋아하고 어려운 문제에는 도전하지 않으려고 한다.


아 이에게 학습목표를 갖게 하기 위해서는 “아주 잘했어. 네가 열심히 노력한 덕분이야”, “차분하게 집중을 잘하더니 이렇게 좋을 결과가 나왔구나”처럼 아이의 노력에 초점을 맞춘 칭찬을 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는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어려운 문제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된다.


둘째, 결과 중심의 칭찬보다 과정 중심의 칭찬을 해야 한다. 보통 아이가 시험지나 성적표를 받아 오면 부모들은 점수에만 관심을 두지 그 점수를 받기 전 과정에는 무관심하다. 그래서 100점을 받았을 때만 칭찬을 하게 되고, 하나라도 틀리면 아이를 야단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아이는 공부를 통해 배우는 기쁨을 잃고 공부는 오직 평가를 받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시험 성적과 상관없이 ‘이번 시험을 통해 새로 알게 된 것은 무엇인지, 이번 성적이 좋거나 나쁜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지’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서, 아이가 노력한 과정에 대한 칭찬을 할 경우 아이는 자연스럽게 학습목표를 갖게 된다.


셋째, 남과의 비교에 의한 칭찬을 피해야 한다. 아이가 100점을 받아 왔을 때 많은 부모들은 “그럼 수현이는 몇 점 받았니?”, “너희 반에 100점 받은 애가 몇 명 더 있니?” 하고 되물어 본다. 이런 질문은 아무리 좋은 결과라도 친구 수현이보다 높은 점수가 아니거나 100점을 받은 아이들이 많으면 잘 한 것이 아니라는 부모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때문에 아이들은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공부를 하게 된다. 이 경우 아이들은 높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진다.

 <발췌 조선일보>